호주 반, 한바퀴 - 2010. 01. 25~26 열째날, 열한번째날 by 반달이

Fraser Island tour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저녁이 다 되어갑니다.

다음 행선지를 어디로 잡아야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서퍼들이 많다는 Noosa Heads로 가기로 합니다. 지도를 보고 이정표를 보고 Noosa Heads를 향해 달립니다. 목적지에 가까워 질수록 바다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밤 늦게 Noosa Heads에 도착합니다. 사람이 많지 않고 조용했지만, 생각보다 도시가 화려하고 색깔이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 해야할 일은 씻고 잘 곳을 찾는 일입니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백팩커 같은 숙소를 찾기는 무리이고 또한 아침 10시 이전에 체크 아웃을 해줘야 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너무 돈이 아깝습니다 -0-ㅋ;

해변가 근처에 캠퍼카들도 많이 모여있는 곳을 찾아냅니다. 주위를 살펴보니 간단한 샤워대가 하나 있습니다. 야외라 홀랑 벗고 씻을 수는 없고 수영복 입은 채로 간단히 샤워를 합니다. 밤이 되어 그런지 날씨가 서늘해서 씻는데 좀 추웠답니다.

씻고 해변가 앞 벤치에서 침낭으로 자볼려고 하는데.. Fraser Island tour를 마치고 동행자와 의견 다툼 후 감정이 많이 상한 상태라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하고 멍 때리고 있는데 왠 아저씨가 저한테 말을 겁니다.

New Zealand 출신인 이 아저씨 이름은 Darios라 합니다. 이것저것 짧은 영어로 이야기하면서 현재 심정과 상황을 토로하니 처음보는 사람에게 상담을 받습니다. ㅋ

아저씨 왈 : Millions of millions of millions of millions of people in the world. You gotta say fuck off !!

뉴질랜드 출신 남자들은 대개 마초 성향이 강한 듯 합니다. 제가 그러한 점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그런 것이 싫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좀 친해져서 이 Darios 형 나보고 brother라고 부르기까지 하네요. ㅋ

태어나서 처음으로 Moonset을 보며 바닷가의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 듭니다.(현실은 노숙이지만요 ㅠㅠ)

벤치에서 자다가 허리가 아파서 차에 들어와 잤습니다. 날씨가 서늘해서 노숙이긴 하나 정말 잘 잤답니다.

다음날 아침.
Darios 형아가 다음날 아침 인사도 없이 도망가면 너는 wanker라고 그랬는데 뭐 인사도 없이 도망갈 이유가 있겠습니까? ㅋ

일어나 보니 이미 해는 중천에 떠 있고 Darios 형이 아침이나 대신하라며 식빵 사이에 토마토 두 조각 잘라넣어 후추 뿌려서 줍니다. 생각보다 맛을 괜찮습니다.

이 형이 끌고 다니는 몇 십년된 트럭입니다. 몇 십년되어도 아주 잘 나간다고 자랑을 하더라구요. 트럭을 끌고 다니며 의자랑 탁자 같은 걸 판다고 합니다. 이 형 대단히 쿨하게 사는 것 같습니다.

지나가는 주위 사람들에게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비키니 입은 아가씨가 지나가면 나를 툭툭 치면서 좋아라 합니다. ㅋ

어느새 작업까지 들어가셨습니다 -0-; 정말이지 제가 감당이 안 되는 삶을 살고 계시는 분 같습니다.

제가 잤던 해변가의 모습입니다. 낚시하는 사람도 있고 서핑 보드를 들고와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도 보이네요.

아 그리고 오늘이 바로 Australia Day 입니다. 호주 국기를 저렇게 꽂고 다니는 차들이 많이 보입니다. Darios 형의 말에 의하면 술 먹고 어느정도 난동부리는 거는 눈 감아 주기도 한다네요. 우리나라 제헌절이나 광복절이랑 비교해보면 참 많이 다른 문화입니다.

파란만장 했던 Darios 형이랑 작별 인사를 하고 다음 코스로 건너가 봅니다.

Noosa Heads를 대표하는 공원인 듯 한데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Dolphin Point.
물론 돌고래는 없었습니다. 돌고래가 뛰는 시즌이 아니라서 ㅠㅠ

제대로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여유로워 보이기도 하구요.

초보 서퍼인 듯 보이는데요. 보드는 이렇게 탄다! 라는 걸 몸소 시범을 보여주십니다. ㅋ
(파도가 멎는 마지막은 항상 바다속으로...)


그렇게 Noosa Heads를 돌아보고 Gold Coast로 향합니다. 오후 3시 무렵 Gold Coast에 도착하여 숙소를 찾는데... 동행자와 그 전의 다툼으로 감정이 많이 상해 있는 상태라 숙소를 찾다 의견 다툼에 결국 갈라서게 됩니다.

맘이 많이 안 좋았지만 그래도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이런 여행을 계속 안 좋은 감정으로 진행한다는 것이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백팩커에서 각국 여러나라 사람들을 만나보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지만 1박 가격이 만만치 않은지라(1박 32달러).. 눈물을 머금고.. 한국 사람들이 운영하는 단기 쉐어를 찾아봅니다.

마침 1박에 14달러짜리 거실 쉐어가 있답니다. 거실 소파에서 잠을 자야 되는 것이지만 뭐 잠만 잘 잘 수 있다면야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그렇게 거실 쉐어를 구하고.. 짐을 풀고 샤워하고 Fraser Island tour의 여독을 풀며 여행 열한번 째날을 보내게 되네요.

이동 경로

A. Hervey Bay -> B. Noosa Heads -> C. Gold Co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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